2006년 11월 기도편지

최현우, 허은희 선교사가 전하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기도 편지

샬롬!

러시아에서 샬롬을 전합니다. 한국은 아마 지금쯤이면 가을이 지나고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겠군요.

이곳 러시아는 벌써 한겨울 같은 느낌입니다. 10월 어느 날인가 밤 사이 첫눈이 내렸다고 하더니, 여기가 다음 아닌 러시아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10월을 넘기지 않고 마치 한 겨울 같은 폭설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그리곤 바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도로가 꽝꽝 어는 날이 며칠 계속되더니 또 이틀 정도 다시 기온이 올라가 도로가 완전 진창으로 가득 덮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눈이 많이 오고, 얼고, 조금 녹고, 다시 눈이 조금 오고 하는 식의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결국 등산화에 가까운 커다란 신발을 사야만 했습니다.

아직은 눈 내리는 것에 질릴 정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저희는 눈이 이렇게 일찍, 그것도 자주 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눈이 내리면 밤에도 길이 환해져서 더욱 좋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이곳은 아침 8시가 넘어야 동쪽이 간신히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고 저녁 5시가 넘으면 바로 어두워집니다. 그렇다고 낮에 햇빛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온통 구름 가득한 잿빛 하늘에 해를 보기가 거의 힘듭니다. 그러니 눈이라도 내려야 새벽길이 편해집니다.

낮이 짧다 보니 보통 관공서나 사무실은 겨울철에는 10시부터 4시까지만 문을 엽니다. 앞으로 12월 말까지 계속 해가 짧아진다고 하니 러시아의 겨울은 어둡고, 춥고, 살을 에는 바람과 밤을 밝히는 눈과 함께 지내야만 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날씨 얘기가 조금 길었습니다. 저희로서는 처음 지내는 러시아의 겨울이라 기대와 걱정이 섞인 마음으로 건강히 지내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러시아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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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현재 계속되는 고유가와 WTO 가입을 위한 제도 개혁의 노력으로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외국인인 제가 느끼는 사회의 변화가 이 정도인데, 이제껏 전혀 겪어보지 못한 사회 체재 속에서 러시아 사람들이 체감하는 변화와 어려움은 우리들의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 상트 뻬쩨르부르크는 러시아의 문화 수도이자 관광 도시로서 물가 상승이 엄청나고 거주 비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비록 언젠가 꺼질 거품이라는 지적이 있다 해도 대다수의 러시아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지는 생활에 한숨을 내쉴 뿐입니다.

더구나 앞으로 러시아 경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을 생각해 보면,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은 앞으로도 쉽지 않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러한 불안한 요소들이 극단적인 극우주의자들(네오 나찌즘)과 인종 차별주의자들(스킨헤드)을 만들어 내는 가 봅니다.

* 선교 상황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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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선교 사역의 부담과 어려움도 날로 가중되고 있습니다. 예배 처소를 위한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예배와 집회를 위한 장소를 찾는 선교사님들의 어려운 소식이 계속 들려옵니다.

이런 경제적인 압박과 함께 러시아 정부의 정책도 계속 선교사들의 입지를 제한하고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새로 국회에 제출된 종교법은 선교사들의 선교를 엄격히 통제하고 여러 방법으로 제한을 하는 법률을 담고 있습니다. 비록 이 새로운 종교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러시아의 종교법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선교사들에게는 앞으로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교사님들은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역을 시도하며 꾸준히 복음을 전파하는데 신실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키우고, 현지인을 통해 교회를 개척하고, 아직 문이 열려 있을 때에 조금이라도 더 교회의 싹을 키우고자 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상트 뻬쩨르부르크는 한인 선교사님들이 서로 좋은 관계 속에서 가능한 협력하며 함께 돕는 분위기여서인지 더욱 위로와 힘이 됩니다.

* 현지인 교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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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희가 함께 섬기고 있는 현지인 교회는 많은 러시아 인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찬양과 기도를 드리며 예배하다 보면 어느새 예배 시간이 3시간을 넘겨 버리기도 합니다.

특히 현지인 목회자인 이고르 목사님과 안드레이 전도사님은 원만한 리더십과 좋은 말씀으로 칭찬받는 현지인 목회자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전임 장석천 목사님의 사랑과 수고의 열매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새로운 예배 처소와 앞으로 이 교회의 재정적 자립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이는 예배 처소가 사람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또한 교회의 재정 자립도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는 러시아의 일반적인 상황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 교회가 러시아 선교의 모본이 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고르 목사님의 사모님이 곧 셋째 아이를 출산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삼일내가 될 듯 한데, 안전한 출산과 산모, 아이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드레이 전도사님도 약 한달간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안드레이 전도사님의 가정과 사역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미르 선교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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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선교회는 새벽기도회와 금요 찬양집회, 신학교 사역, 구제 사역, 고려인 교회, 한인 교회등으로 여전히 바쁜 가운데 있습니다.

특히 지난 주에는 고려인 교회 5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에는 100여명이 넘는 고려인들은 물론, 고려인 협회 회장과 상트 뻬쩨르부르크 총영사관에서도 참석하여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앞으로 미르 선교회를 통해 이곳에 모본이 되는 고려인 예배 공동체가 더욱 많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미르 선교회는 12월 운영 위원회를 통해 교회 개척 사역자들을 키우고 선교회의 새로운 사역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하는 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저희들의 부족한 지혜와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크심이 이 땅에 드러날 수 있도록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가족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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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여러분들의 기도 덕으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문화 상황에도 비교적 즐겁게 적응하고 있으며 날마다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아들 수민이는 작은 규모이지만 미국 선교사님들이 운영하는 국제 크리스챤 학교(ICS)에 입학하여 잘 다니고 있습니다. 두 학년을 합하여 10명 남짓한 여러 나라 친구들과(러시아,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인도, 아프가니스탄등) 어울리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희 가족 중에 수민이가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듯 합니다.

아내 허은희 선교사는 계속되는 저기압과 우중충한 날씨의 영향으로 가끔 두통을 호소하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서 쉽게 피곤해지고 정서적으로 우울해지기 쉬운데 건강하게 겨울을 나며, 주님이 주신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기도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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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번도 부흥의 불길이 일어나지 못했던 나라, 이 땅 러시아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 경건한 리더십이 세워지고 예배 공동체가 회복되도록.

2. 현지인 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더 넓은 예배 처소와 재정 자립이 이루어지도록. 곧셋째를 출산하는 현지인 사역자인 이고르 목사님과 안드레이 전도사님 가정을 위해.

3. 미르 선교회의 사역을 위해. 성령이 운행하시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선교회로 더욱 든든히 서 가도록. 현지인들에게 신뢰받고 본이 되는 선교회가 되도록.

4. 러시아어의 진보와(현재 게르첸 사범대학에서 수강 중) 숙달과 문화 적응을 위해.

5. 처음 맞는 러시아의 겨울을 저희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안전과 건강을 위해.

고국의 소식은 이곳에서도 잘 전해 듣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데, 정말로 날마다 한국을 위해, 특히 조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저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 소식 전해드릴 때까지 늘 믿음 안에서 승리하시는 모두 되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와 나라 위에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시기를 소망하며.
러시아 상트 뻬쩨르부르크에서,
주 안에서 사랑에 빚진 자 된 최현우, 허은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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