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러시아 뻬쩨르(상트 뻬쩨르부르크)에서 샬롬을 전합니다.
200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동역해 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올 한해도 주님의 평강과 은혜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러시아 소식 *
---------------
저희는 이곳 러시아에서 첫 겨울과 첫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새해 맞이는 12월 31일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동방 정교회의 전통을 따라 1월 7일로 지키는 성탄절까지의 긴 연휴가 이어집니다.
이 연휴 기간에는 은행, 관공서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상점들도 문을 닫아 거리마저 한산한 모습이 됩니다. 그나마 여기저기 거리에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이 밤 거리를 조금 따뜻한 모습으로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정작 정교회에서는 성탄절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가장 큰 축일은 바로 부활절이기 때문입니다.
* 러시아의 겨울 *
-----------------
러시아의 겨울은, 아시는 것처럼 해가 짧습니다.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날이 비로소 환해지고, 4시가 넘으면 금장 어두워지는 데다가, 겨울에는 대부분 흐린 날이 많아 해를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맑은 날이라도 해가 아주 낮게 걸리기 때문에 낮 12시에 떠 있는 해가 마치 금방이라도 질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손톱만큼씩 날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마 6월이 되면 밤 11시 넘어서까지 환한 백야가 시작되겠지요.
처음 맞는 러시아의 겨울은 생각보다는 춥지 않았습니다. 유럽 전체가 천년 만에 맞는 이상 기후로 유례없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에겐 그나마 다행한 일이지만, 이상 기후에 고생하는 러시아 사람들에겐 따뜻한 겨울도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예년에 비하면 따뜻하다지만, 그래도 얼어버린 길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사람들은 계속 생겨납니다. 차도 사람도 빙판길 사고로 고생하는 겨울입니다. 저희 가족이 섬기는 현지인 교회에서도 교인들이 빙판길 사고로 뼈가 부러지는 일을 당하였습니다. 그래도 오히려 낙심치 않고 병원에 함께 입원한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이곳 러시아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아직도 치솟는 부동산입니다. 한국도 부동산 문제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이곳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희만 해도 1년 만에 교회 사무실 임대료가 50%, 저희 주택 임대료가 10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하나님의 은혜로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 거주 등록 *
-------------
외국인인 저희에게는 거주를 제한하는 거주등록도 큰 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거주등록은 외국인, 내국인을 막론하고 적용되는데 외국인에게는 사실상 러시아 거주를 6개월로 제한하는 이 법 때문에 6개월에 한번씩 가장 가까운 국경 도시까지 다녀와야 합니다. 거주등록을 위한 기간들을 포함하면 거의 두주를, 그리고 매년 비자 재 등록을 위한 시간을 포함하면 한달 이상을 소모하게 됩니다.
저희는 가까운 에스토니아를 다녀왔는데, 러시아 국경 통과를 겪고 나서 에스토니아 국경의 간단한 출입국 절차를 보니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습니다. 미르 선교회에서 함께 섬기고 있는 고려인 교회에서도, 고려인 성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거주 등록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러시아의 관료주의는 사람들을 얽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러시아 국회에 제출되어있는 종교법, 그리고 거주 등록을 비롯한 각종 통제 법률은 아직도 러시아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 현지인 교회 소식 *
--------------------
저희 가족이 섬기고 있는 현지인 교회는 여전히 은혜로운 찬양과 열정적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현지인 교역자인 이고르 목사님은 무사히 셋째를 낳았으며, 이름을 파벨(바울)이라고 지었습니다. 건강한 남자아이입니다. 저희가 문안 차 방문하며 김치를 가져다 주었는데, 러시아 사람인 이고르 목사님이 너무 맛있게 먹어서 저희가 오히려 놀랐습니다. 항상 은혜로운 말씀과 좋은 리더십으로 많은 현지인 사역자들과 선교사님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교회를 만들어 갑니다. 이고르 목사님 가정과 안드레이 전도사님 가정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지난 주일에는 다 앉지 못할 정도로 많은 성도들이 출석했는데, 더 넓은 예배 처소 마련과 교회의 장기적인 재정 자립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미르 선교회 소식 *
--------------------
미르 선교회는 지난 12월에 새로운 선교 방향과 사역을 위해 합숙을 하며 기도하고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면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휴식이 없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속에 진행된 이 시간을 통해, 러시아 선교를 위한 선교사님들의 고민과 헌신이 생생하게 묻어나왔습니다.
어찌하든지 이곳 러시아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영혼들이 구원받기 원하는 선교사님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논의되고 결정된 일들이 미르 선교회의 사역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나고, 러시아 선교를 위해 미르 선교회가 더 크게 쓰임받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12월 25일에는 고려인, 한인 연합으로 성탄 축하 예배를 드렸고, 연말 연시를 맞이해서 송구 영신 예배, 특별 새벽 기도회와 신학교 학생 수련회도 있었습니다. 구제사역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새해에는 구제사역을 통하여 구체적인 선교 접촉점을 찾기 위한 사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가족 소식 *
-------------
저희 가족은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으로 이곳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비록 거주등록 때문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에스토니아라는 나라를 방문하기도 하고, 생각도 못했던 러시아의 극단적인 겨울과 여름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신실한 러시아의 성도들과 고려인들, 그리고 선교사님들을 만나는 것 또한 저희에게는 기쁨이고 축복입니다. 더구나 말씀으로 섬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들 수민이는 달리기가 부쩍 늘어서 학교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아내 허은희 선교사도 가끔 불면을 호소하는 것 외에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기도 제목 *
-------------
1. 한번도 부흥의 불길이 일어나지 못했던 나라, 이 땅 러시아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 경건한 리더십이 세워지고 예배 공동체가 회복되도록.
2. 현지인 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더 넓은 예배 처소와 재정 자립이 이루어지도록. 현지인 사역자인 이고르 목사님과 안드레이 전도사님 가정을 위해.
3. 미르 선교회의 사역을 위해. 성령이 운행하시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선교회로 더욱 든든히 서 가도록. 현지인들에게 신뢰받고 본이 되는 선교회가 되도록.
4. 러시아어의 진보와 숙달, 그리고 문화 적응을 위해.
5. 러시아의 겨울을 저희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도 제목은 지난번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상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항상 예기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 선교사역을 힘들게 하는 곳이 또한 이곳 러시아입니다. 정말로 여러분의 기도가 아니면 저희가 이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역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날마다,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와 나라 위에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시기를 소망하며.
러시아 상트 뻬쩨르부르크에서, 주 안에서 사랑에 빚진 자 된 최현우, 허은희 드림.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